인식의 시작인 ‘눈’에 비해 경험의 단계로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왔던 ‘귀’를 강조하는 ‘귀의 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저자는 근대철학이 가진 특징이자 주요한 논의의 줄기인 이성을 돌아보면서 인간의 다양한 감성과 상상력, 그리고 이의 자유로운 분출이 이루어지는 시대를 꿈꾸고 있다.

그 동안의 철학에서 밀려나 있던 개인의 욕망, 혼란한 감정, 파토스, 변화무쌍함, 비동일성, 도취 등 철학의 눈 밖에 난 것을 귀 속에 든 철학으로 끌어들여 현대인의 삶에 밀착된 철학 논의를 전개한다.

근대의 철학이 ‘바르게 살기’를 모토로 하여 인간이성에 대한 계몽, 과학과 산업의 발전, 사회의 계약적 관계를 내세운 ‘눈의 철학’이었다면, ‘즐겁게 살기’를 내용으로 상상력 또는 욕망에 근원을 둔 새로운 가치의 창조, 새로운 존재유형과 사회유형의 창조를 추구하는 것이 귀의 철학이다.